센터소식

아기동물을 발견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작성일 : 2018-07-31 16:20:00.0조회 : 207

야생동물은 여러 요인에 의해 사고를 당합니다. 센터 구조지침 상 각 관할 구청에서 구조하고 야생동물센터로 인계하며, 야생동물센터는 일반인이 포획하기 어렵거나 질병적 요인에 기인한 위협이 존재할 경우 출동하여 다치거나 조난당한 야생동물을 구조합니다.


 소쩍새

족제비

충돌로 구조된 소쩍새

끈끈이로 구조된 족제비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자연환경의 변화(서식지의 파괴)일 것입니다. 인위적인 요인은 유리창 충돌, 밀렵을 목적으로 한 덫과 총상, 자동차에 의한 교통사고 (= 로드킬), 사람에 의한 미아 동물 등이 있으며, 자연적인 요인은 scabies, avian pox virus, avian influenza 등 질병적인 문제와 동종 또는 이종 간의 서식지와 먹이 경쟁으로 인한 도태, 그리고 삶을 이어가는 생활사 중 자연적인 도태가 포함됩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 중 이번 글에서는 미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무더운 여름,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들은 대부분 번식시기에 따라 새끼들을 길러내는 시기입니다. 평균적으로 번식 시기는 5~9월 사이이며, 자연적이고 인위적인 상황에 익숙지 않은 여러 새끼동물들은 이때 가장 많은 사고를 당하는데 대표적으로 어미를 잃어 구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아는 단어의 뜻 그대로 어미를 잃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들은 어미를 잃은 경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오해에 의한 섣부른 구조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구조도 조심스러워 지기 마련입니다. 다음 두 가지 상황들을 예시로 들어 살펴보겠습니다.


예시1)

아기 고라니 한 마리를 잔디밭 또는 산책로 인근의 풀숲에서 발견하였다. 고라니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왔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움직일 미동도 없이 눈을 감고 고개를 떨어뜨린 상태로 가만히 앉아있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보지만 어미는 보이지 않는다. 아기 고라니가 걱정되어 그 옆을 지키며 고라니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어미가 오기를 기다렸다. 3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라니의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최초 발견자는 아기 고라니의 상태에 이상이 생길 수 있음이 걱정 되어 바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후 야생동물센터를 알게 되고 야생동물센터로 인계하였다.

 

고라니 

 혼자 앉아 있는 고라니의 모습

 

예시2)

아기 새 한 마리를 발견하였다. 땅바닥에서 많이 뜨지 않는 낮은 비행과 걸어 다니는 모습을 나타내지만, 오래 날지 못하고 이내 바닥에 착지하며, 사람을 봐도 경계하거나 도망가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밥을 달라는 것처럼 삑삑대며 입을 벌린다. 아기 새가 잘 날지 못하는 것이 어딘가 다친 것이 아닐까 염려되고 밥을 달라는 것이 아무래도 어미를 잃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도로위의 자동차와 고양이의 위협 등에 자꾸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이내 최초 발견자는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멈추고 새를 집으로 데려와 보호하다 야생동물센터를 알게 되어 인계한다.

 

까치 

미아로 구조된 까치 

 

 

예시1)과 예시2)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두가지 상황 모두 최초발견자 분의 걱정과 염려가 섞여 있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생명이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어 선뜻 가던 길을 멈추고 구조 행동을 해주시는 모든 최초 발견자들에게는 동물들을 대신하여 감사함을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서울시야생동물센터 직원 일동 모두가 조금은 안타깝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섣부른 구조는 자칫하면 납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시1)의 상황에서 고라니는 혼자 풀숲에 앉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초식동물의 경우, 새끼들을 데리고 이동하며 먹이활동을 하거나 서식환경을 찾아다니는 것은 위험천만하기 그지없습니다. 고라니 또한 본능적인 습성에 기인하여 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새끼들을 여기 저기 숨겨두는 방식을 택합니다. 어미는 혼자 돌아다니면서 새끼들을 포육하지요. 이렇게 혼자 있는 아기 고라니는 포식자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경험이 없고, 자연환경에 노출되는 상황 역시 처음입니다. 경계와 도피반응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어미동물 역시 나름대로 안전하다 판단되는 곳에 새끼들을 숨겨두고 다니지만, 산책로와 공원 조성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주 목격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혼자 숨어있는 고라니는 사실 미아가 아니라 어미를 기다리는 것이라 할 수 있고 어미 역시 기다리고 있을 새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주변을 맴돌고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새끼 고라니의 옆을 지키는 행위는 오히려 어미에게 오지 말라는 뜻과 같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멀리 숨어서 3~4시간정도는 지켜봐 주시고 어미가 돌아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시2)의 상황은 조금 다른 상황입니다. 대부분의 조류 중 직박구리는 10~12일이면 이소과정을 가지고, 황조롱이는 약 30일이면 이소과정을 가집니다. 이소란 간단하게 둥지에서 독립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어미에게서의 독립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둥지에서 잠시 출가(?)하여 어미에게 비행연습과 먹이섭식에 대한 교육을 받는 시기이죠. 이 시기에는 비행이 온전하지 못할 수 있고, 고라니와 마찬가지로 경계행동과 도피반응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때 역시 곧바로 구조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지켜봐주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멀리 떨어져 몸을 숨기고 어미새의 유무와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고양이 사람 등의 위협은 항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시는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야생동물이 발견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죠. 위협요소에 의한 염려로 인해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박스 같은 곳에 넣어 둥지로 추정되는 나무 밑이나 좀 더 안전한 풀숲으로 새끼를 옮겨두고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가지 상황에서도 어미의 유무가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분명 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럴 경우 동물을 바로 집 안으로 들이는 것 보다 전문기관에서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사실 야생동물센터에서는 일반인에 의한 무분별한 사육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은 사육 시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범블풋 

구루병

범블풋

구루병

 

사육 과정에서 부적절한 먹이와 사육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은 범블풋이라는 질병입니다. 단조로운 먹이 또는 부적절한 횃대와 야생조류에게 맞지 않는 계류장 혹은 비만과 같은 다양한 문제로 발바닥에 상처가 생겨 있는 질병입니다. 사진보다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되면 발을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사진은 구루병에 걸린 큰부리까마귀입니다. 이는 부적절한 먹이(돼지고기)를 임의로 급여하여 문제가 발생된 경우입니다. 이러한 질병은 수의학적 대증치료와 장기간에 걸친 재활과정이 뒷받침 되어야 하지요. 뼈가 완전히 휘어버리면 기립이 불가능하고 야생에서의 온전치 못한 삶을 살아갈 수 있어 이때 안락사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번식시기 두 손 걷어 부치고 모든 직원이 새끼동물들의 어미를 자처합니다. 직원 모두 필요 시 행정적인 절차를 거쳐 번식시기에는 상시근무라는 특별 근무를 자처하여 구조되어 치료받는 모든 동물들을 보살피기 위해 노력하지요.


많은 아이들이 1년 내내 구조되어 오지만, 키워 보내는 친구들은 그만큼 더 각별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다만, 어미의 보호가 훨씬 더 나음을 알고 있어 아기동물들에게는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어린동물 발견 시 반드시 어미 동물의 유무와 아이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충분한 관찰의 시간을 가진 후 도움을 요청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서울시야생동물센터 재활관리사 김태훈